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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는 블루스다! 채수영 - 1집 "내가 사는 세상"

변산바람꽃 2010. 7. 2. 01:55

 

 

 

 

음악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굳이 장르를 가리며 듣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요즘 아이돌 스타일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나이가 든 탓이라 해도 별 상관치 않는다. 여하튼, 각설하고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음악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고자 한다.

 그리고 그 처음으로 소개하는 이는 채.수.영.

 

 채수영? 채수영이 누구야? 하는 이들도 꽤 있을 듯 하다. 채수영을 얘기하자면 당연히 정통 블루스 클럽인 'Just Blues'를 빼놓을 수 없다.

미 8군 무대의 마지막 밴드이기도 했던 그는 그 무대를 떠나 홍콩으로 건너가 블루스 음악을 접하게 되고, 국내에도

그러한 정통 블루스를 알려줄 수 있는 라이브 클럽을 내기로 하고 미국에 있던 그의 동생과 의기투합해 1995년

이태원에 "Just Blues"를 오픈하게 된다. 내가 이태원에 있던 Just Blues를 찾았던 것은 대략 1997년 정도였던

것 같다. 그 때까지 내게 있어 블루스 음악이란 술이 알싸하게 취한 남녀가 흔들리는 조명 아래 서로 부둥켜 안고

리듬에 몸을 맡기는 음악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 나의 선입견은 첫 곡에 단번에 박살이 나고 말았다.

J.J Cale의 Sensitive Kind를 정말 너무도 멋지게, 원곡보다 더 멋지게 편곡해서 연주하던 모습은 지금까지도

나를 Just Blues로 발걸음을 옮기게 한다.

 

 

 

 

채수영 1집 "내가 사는 세상"

 

1. 이젠 한마디 해볼까

2. 내가 사는 세상

3. 그래도 태양은 오늘도 떠오르네

4. 그대에게

5. One Soju

6. May I Have A Little Talk With You (Howlin' Wolf 원곡)

7. 비

8. Destiny

9. 철수와 순이

10. If You Love Me (Van Morrison 원곡)

11. Jam Night At Just Blues (Live)

12. 이젠 한마디 해볼까 (Shortened Version)

 

 

블루스는 가장 오래된 대중 음악 중의 하나이다. 오늘 우리가 듣는 대부분의 음악의 기원이 바로 블루스에

있는 만큼 블루스가 잉태하고 낳은 음악들은 너무도 무수히 많다. 락, 메탈, R&B 등...흑인들의 노동요로부터

시작해 수많은 갈래와 그 자식들을 잉태했던 블루스...그런 블루스에 대해 채수영은 이렇게 얘기한다.

"블루스는 힘든 사람들을 위한 음악이다. 인생의 쓴 맛을 본 사람들에게 위안과 힘을 줄 수 있는 음악.

그게 블루스다"

 

그 때문일까. 그의 음반을 듣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 우울함과 슬픔이 극대화 되고 눈물이 터질 것만 같다가도

결국엔 언제부터인지 우울함과 슬픔은 저만치 밀려나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고향을 떠나 어마어마한

노동에 시달리며 살았던 노예들로부터 시작된, 노예에서 해방되었지만 또 오랜 세월 어쩌면 지금까지도 밑바닥

인생을 살며 인종 갈등을 겪고 있는 흑인들에게 블루스가 위안을 줄 수 있었던 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

사랑의 상처로 괴롭든, 못생겼고 그래서 또 서럽든 그 외의 수많은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블루스는

우울한 채로 그냥 내버려 두질 않는다.

 

요즘의 우리의 대중문화는 특히나 음악적인 측면에서의 대중문화는 어느 순간부터 기형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그런 세태의 흐름 속에서 그야말로 돈도 되지 않는 정통 블루스 음악을 하는 그의 고집은 충분히 존경받아

마땅하지 않을까..."대중음악은 라이브가 시작이고 라이브가 끝이다!!"라고 하는 채수영.

 

지금까지 수많은 락과 메탈들을 섭렵해 왔던 내게 가장 힘이 있는 연주와 노래란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해 준 채수영.

그리고 블루스라는 음악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해 준 Just Blues..

 

그의 앨범 가운데 "그대에게" 라는 곡의 가사가 그런 그의 마음을 너무도 잘 보여주는 듯 하다.

 

거기, 지금 주저 앉아

울고있는 그대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나의 음악뿐인데

 

그대, 인생이 힘들어

내쉬는 한숨 소리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나의 음악뿐인데

 

 

 

 

출처 : Jazz 소리사랑
글쓴이 : 변산바람꽃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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