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오후
- 강 미 -
종일 비 내리는 오후
갑작스런 낮술 생각에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아무리 걸어도
도시의 깊은 어둠을 벗어날 수 없었을 때
빗 속에 마치 어선을 닮은 까페가 보인다.
그래서일까
특별한 장식이 없는 까페 안에 들어서는데
왈칵 가슴 가득 바다가 들어선다.
어느해 변산 바다 어딘가에 두고 왔던
그리움이 들어선다.
파도소리를 품은 빗소리를 들으며
혼자 낮술을 병채 들이키는데
목줄기를 타고 넘어가는 것은 쌉싸롬한 바닷물이다.
그렇게 그만
낯선 카페에서 오래도록 버려두었던
그리움 속으로 가라 앉는다.
여전히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