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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에세이 (17.) 음반으로 재즈를 읽다.

변산바람꽃 2011. 8. 27. 15:10

 

 

 

 

 

Jazz에세이 (17.) 음반으로 재즈를 읽다.

 

 

 

그 동안 제가 만든 재지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좋아하는 앨범들을 몇 개 추천할까 합니다.

역사상 대단한 명반으로 꼽히는 것이기도 하고 제가 사랑하는

음악들이기도 합니다. 이 음반들을 사서 들으셔도 크게 후회를

하지 않으실 거예요. 하드밥 위주로 뽑아봤는데 웨스트코스트

음악에 귀를 길들여 놓은신 분들도, 만약 재즈를 앞으로의

인생에서 지속적으로 사랑할 결심을 하고 계시다면 아래의

음반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니까요.

그만큼 역사에 남을 명연들입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선택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구요...

 

(강미/변산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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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anin'

-BLUE NOTE. 1958. ART BLAKEY AND

JAZZ MESSENGERS

두 말 할 필요 없는 하드밥의 명반입니다. 아트 블래이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재즈드러머이기도 하죠.

그의 강렬한 드러밍은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겁니다.

그는 50년대 중반이후 재즈 매신저스라는 그룹을 이끌었는데

수많은 스타 뮤지션들이 이 그룹을 통해 탄생했지요.

명반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의 최고의 연주와 명반은

5,60년대 블루노트 시절의 음반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 모닝은 최고에 꼽힙니다.

자, 천둥처럼 울려나오는 이 드럼을 들어보세요!

 

 

2. The Sidewinder

-BLUE NOTE. 1963. LEE MORGAN

이 음반은 펑키 재즈의 대표적인 음반입니다.

펑키란 하드밥이 좀 발전한 형태인데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큰 흐림에서는 같지요. 이 음반은 재즈 역사에 기록된 히트

음반 중에 하나로서 리 모건에게 큰 인기와 명성을 가져다

주었지요. 흥겨운 트럼펫 연주와 사이드맨들의 리듬감 넘치는

연주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겁니다.

비평가들은 그의 연주스타일이 여러 선배들을 모방한 것에

불과하다면 대단한 평가는 거부했지만 그의 연주는 확실히

시원스럽고 거침이 없습니다. 기량에 있어서만큼은 최고였어요.

어깨가 들썩거릴 겁니다.

 

 

3. Cool Struttin'

-BLUE NOTE. 1958. SONNY CLARK

CBS 라디오의 '0시의 재즈'라는 프로그램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없으시다면 오늘이라도 주파수를 맞추고 12시

정각에 라디오를 틀어보세요. 그럼 바로 이 음악이 나올 겁니다.

'쿨 스트러팅!' 시원스런 걸음걸이, 혹은 멋진 걸음걸이라고

번역될 이 음반은 앨범 재킷의 사진으로도 유명하지요.

거리를 시원스레 걷고 있는 미인(이렇게 멋진 다리를 갖고 있다면

틀림없이 미인일거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지요)의 다리가 참

인상적입니다. 사진처럼이나 음악도 시원스레 뻗어 나옵니다.

 

 

4. SOMTHIN' ELSE

-BLUE NOTE.1958. JULIAN CANNONBALL ADDERLEY

아무 소리 말고 이 음반을 구입하세요.

라이센스로 나와 있어서 비싸지도 구입이 힘들지도 않을 겁니다.

정말 아무 소리 말고 구입하세요.

 

 

5. KNOW WHAT I MEAN?

-RIVERSIDE. 1961. JULIAN CANNONBALL ADDERLEY

캐논볼 애덜리는 찰리 파커 이후 최고의 알토 색소폰 연주자로

평가받는데, 그의 덩치에 걸맞게(그는 아주 뚱뚱했습니다.

그리고 귀여웠지요) 강력하고 부드럽지요. 이 음반에는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로 재즈피아노의 쇼팽이라고 불린 빌 에반스도

참여했습니다. 하드밥의 격렬함과 먹먹함에 적응이 힘든

분이라면 이 음반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또 하나 더

추천하자면 캐피톨 레코드사에서 베스트 앨범이 나와있습니다.

라이센스가 아니라 수입반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의 후기

명연주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소울재즈의 참맛이 느껴지는

음반입니다. 후회는 안하실 거에요.

 

 

6. BALLADS

-IMPULSE. 1961. JOHN COLTRANE

60년대는 뭐니뭐니해도 존 콜트레인의 시대였습니다.

그는 찰리 파커와 동등한 위치에 올랐고, 재즈의 신으로

떠받들여지기도 했지요. 하지만 60년대 중반의 지나면서

그의 음악은 프리재즈로 경도되기 시작하고,

대중들로부터도 서서히 멀어져 갑니다. 그의 연주는

정말 뻑적지근함이 가득했지요. 하지만 이 음반은 그러한

시기 이전에 부드러운 발라드만을 연주해 놓은 앨범입니다.

격렬함이란 찾아볼 수 없지만 잔뜩 자제한 열망과 뜨거움이

느껴지는 앨범입니다.

저는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깊은 밤 불빛 밝은 거리가

내려다보이는 술집에서 눈빛이 깊은 남성과 칵테일을

잔잔하게 들이키는 상상을 합니다. 이 음악은 저에게

섹시하다는 느낌을 불러일으킵니다. ㅎㅎ..

 

 

7.GETS/GILBERTO

-VERVE.1963. STAN GETS & JOAO GILBERTO

이 음반은 웨스트코스트 재즈의 대표적인 음반입니다.

이 음반으로 보사노바라는 재즈가 유행하게 되었지요.

보사노바란 미국의 재즈에 브라질의 삼바음악을 적당히

고급스럽게 뒤섞어 놓은 것을 말합니다. 여름이 되면

라디오에서 수도 없이 흘러나오는 음악이 바로 이

보사노바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흘러나오는 곡이

바로 이 앨범의 첫곡 "THE GIRL FROM IPANEMA"입니다.

들어보시면 아하~, 이거 하고 고개를 끄떡이실 겁니다.

디사피나도 라는 곡도 유명하지요. 후회하지 않으실거에요.

 

 

8. BLUES-ette

-SAVOY. 1956. CURTIS FULLER

이것도 강력 추천해 드리고 싶군요. "재즈가 좋다",

"재즈 속으로"를 쓴 이종학이라는 사람은 이 음반의 한 곡을

가리켜 재즈에 아무리 문외한이라도 이 음악을 틀어주면

"야 이런 재즈도 있었어. 정말 괜찮은데..."라는 반응을

보인답니다. 그 곡이 뭔지는 여러분들이 한번 찾아보세요.

트럼본 연주가 이렇게 부드럽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 음반은 일본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는데

97년인가에는 '블루스 에떼 2'가 출시되었지요.

커티스 풀러와 색소폰 연주자 베니 골슨이 그대로 포함되어

있고 1집중에서 세곡을 다시 연주했습니다. 나머지는 다

새로운 곡이구요. 이 음반도 별 다섯개를 받는 음반인데

여러분이 레코드 가게에 가서 찾게 될 음반은 바로 이

두 번째 음반입니다. 1집은 구하기가 좀 힘들어요.

저도 19000원이나 주고 샀어요. 무지 비싸더군요.

하지만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반입니다.

 

 

9. THE MUSINGS OF MILES

-PRESTIGE. 1955. MILES DAVIS

마일스 데이비스가 50년대 초반 마약중독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하면서 프레스티지 사와 계약을 맺고 다수의 명반을

생산해 냅니다. 그 중에서도 이 음반은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제가 참 좋아하는 음반입니다. 이 음반 직후 마일스는

자신의 1기 퀸텟을 결성하고 최고의 전성기를 경험하지요.

이 음반은 그 시기의 어떤 전초를 볼 수 있는 앨범입니다.

틀이 잡혀가는 그의 연주가 아주 서정적으로 날카롭게

다가옵니다. 제가 자주 듣는 음반입니다.

 

 

11. WORKIN'

-PRESTIGE. 1956. THE MILES DAVIS QUINTET>

마일스는 프레스티지 사를 통해 거물로 성장했고 최고의

레이블인 콜럼비아 사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게 되지요.

프레스티지 사의 나아지지 않는 대우도 불만 거리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제작사를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프레스티지와의 계약을 끝내기 위해서는 4개의 앨범을

더 녹음해야 했지요. 그래서 마일스는 4개의 앨범을

모두 녹음했습니다. 단 이틀만에! 믿어지나요?

단 이틀만에 앨범 4개의 분량을 녹음했다는 겁니다.

즉흥연주를 생명으로 하는 재즈가 과연 어떠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그 네 개의 앨범은 워킹,

쿠킹, 릴렉싱, 스티밍 등인데 모두 명반으로 취급받고

있는 것입니다. 마일스의 대표작들이지요. 그 중에서도

저는 이 워킹 앨범을 가장 선호 하는데 그의 차가운

서정성과 격렬함이 한데 어우러진 음반입니다.

꼭 들어볼 것을 권합니다.

 

 

12. ROUND ABOUT MIDNIGHT

- COLUMBIA. 1956. MILES DAVIS

마일스 데이비스의 앨범 중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앨범은

아마도 KIND OF BLUE 앨범일 겁니다. 모던재즈의

완벽한 전형이라고 일컬어지지요. 정말 죽이는 앨범이에요.

하지만 이 라운드 어바웃 미드나잇도 그에 못지 않은

훌룡한 음반이라고 저 나름대로 생각합니다.

콜럼비아로 옮기고 나서 처음으로 제작한 것인데 그의

성숙한 기량이 뚝뚝 묻어나오지요. 암만 생각해도 마일스의

명반은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

 

14. SAXOPHONE COLOSSUS

-PRESTIGE. 1956. SONNY ROLLINS

테너 색소폰의 거장 소니 롤린스 최고의 음반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대단해요.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반입니다.

앨범 재킷도 정말 세련되어 있지요. 여담이지만 저는

아직까지 5,60년대 재즈 앨범들만큼 아름답고 세련되고

모던한 것들을 어디서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하나의 작품 수준이지요. 앞으로 재즈를 많이 접하시게

되면 아시겠지만 이 앨범 재킷들만 바라보고 있어도

흥분되고는 하지요. 한번 경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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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들의 제목을 잘 살펴보셨는지요? 이 글을 읽는

독자분이라면 분명 재즈매니아이실 것이고 위의 음반

중 하나쯤은 소장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앞으로도 이처럼 단순히 음반소개 뿐만 아니라 앨범

리뷰라든가 제가 좋게 들은 음반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또한 모던 재즈의 감상법이랄까, 뭐 그런 걸 간략히

적어볼까 합니다. 재즈는 확실히 다른 문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흥연주라는 것은 재즈의 가장 큰 특징이지만

그 특징이 많은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요...

 

우리들은 너무 멜로디에 길들여져 있어서 멜로디가 해체되는

음악을 들으면 불안해지고 답답해지고는 하지요. 흥얼거릴

수 있을 때라야 우리는 좋은 음악이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재즈 연주를 흥얼거릴 수 있으려면 약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약간이 어려운 것이긴 하지만요...

그럼 다음에 계속 하겠습니다.

 

제가 올리는 이 'Jazz 에세이'가 그런대로 괜찮은지...

저는 모르지만 읽으시는 독자들이 판단해 주시겠지요.

그저 저는 제 만족에 글을 쓴다는 것만 이해해주시면 될 듯...

 

소니 롤린스의 사진을 한 장 위에 올립니다.

블루노트 사에서 나온 "소니 롤린스 2집"의

앨범 재킷이기도 하지요. 멋있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