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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강의 47.] 인간복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변산바람꽃 2012. 6. 6. 21:15

 

 

[논술강의 47.]  인간복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인간복제에 대한 바람직한 시각을 갖기 위해서 먼저 생식과 복제에 대한 개념을 비교해 보자.

 

생식을 위해서는 두 가지의 상호보완적인 과정이 요구된다. 첫째, 암수가 생식세포를 만든다. 생식세포는 원래의 체세포가 가진 염색체 수의 절반을 가진다. 체세포 속에는 두벌의 염색체가 들어 있는데, 한 벌씩 분리되어 생식세포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둘째, 생식세포가 서로 만나 수정이 진행됨으로써 하나로 융합된다. 세포융합의 결과로 반감되었던 염색체의 수는 새로 만들어진 세포 속에서 원래대로 돌아가고 이 세포가 분열하여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된다. 그러므로 새로운 개체를 창조하기 위해 두 개의 개체로부터 받은 유전물질을 혼합하는 과정이 바로 생식이다.

 

복제에 의해 인간이 태어나더라도 핵만 복제될 뿐이지 세포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복제되지 않기 때문에 100% 똑같은 인간이 태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복제는 성공률이 낮고 태어나더라도 기형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1명의 복제인간이 태어날 확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생명체가 희생돼야 하므로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된다. 또한 한 가지 성으로도 인간을 탄생시킬 수 있으므로 부모의 결합으로 태어나서 혈육관계를 맺으며 자라는 전통적인 인간 개념과 가족개념 자체를 파괴할 수 있다.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맞춤 인간이 태어날 수도 있으며, 기능과 능력만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생명을 경시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시키는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과학이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켜온 지대한 공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과학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삶의 질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그 자체로 세상 그 무엇보다도 존귀한 존재이기에 결코 과학의 목적이지 과학의 수단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로서의 인간은 삶에서 가치를 추구한다. 정의로워야 하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하며, 용서할 줄 알아야 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투쟁할 줄 아는 것은 인간만이 지닌 가치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들의 내면화가 곧 교육의 목적이다. 그러나 과학에 지배되는 인간은 기계와 같다. 특히 인간복제는 인간에 대한 과학의 승리다.

 

인간은 이제 과학의 노예가 된다. 과학이 인간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으니 이미 생명의 신비는 사라지고, 쉽게 만드는 만큼 생명에 대한 애착도 없어진다. 인간이기에 지녀야 하고 전승시켜야 가치들도 몰락하고 만다. 타인은 물론, 자신도 쉽게 죽이는 세상이 된다. 이제 생명은 언제든지 만들 수도 있고 없앨 수도 있다는 생각이 세상을 혼돈의 나락으로 빠뜨리게 될 것이다.

 

낳는 것(출산)은 만드는 것 (제조)과 어떻게 다른가? 자연적인 생식에 의한 인간 존재는 우리와 같은 다른 인간 존재를 탄생시키기 위하여 상화 보완적인 남자와 여자로서 결합한다, 즉 살아가고 그래서 소멸하고 그래서 열정적으로 성애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복제를 통한 생식의 경우 그리고 이 복제에서 발전된 좀 더 세련된 형태의 생식의 경우에는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우리의 의도와 계획에 따라 새로운 존재가 태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인간이 만드는 모든 물건들과 마찬가지로 그것이 아무리 뛰어난 물건이라고 해도 결국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이 주인이 된다, 제작자는 동등한 위치가 아니라 군림하는 자로서 자신의 의지와 창조적 솜씨로 인해 그 제품을 능가한다, 동물을 복제한 과학자는 자신이 도구 제작에 관여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동물은 처음부터 이성적인 인간의 목적에 수단으로 사용되도록 고안되었다는 것이다, 인간복제의 경우에는 과학자들과 장래의 부모들이 동물의 경우와 마찬가지의 기술 관료적 심리상태를 인간 아이에게 적용한다. 인간의 아이들 역시 그들의 작품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그 산물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하여도 매우 비인간적인 것이다. 동일인의 대량복제의 경우 논점은 명백해진다. 하지만 단 한명을 계획적으로 복제하는 경우에도 인간의 평등, 자유, 그리고 존엄성은 여전히 문제가 된다. 그리고 생식이 생산으로 비인간화되는 경우는 상품화에 의해 그 격이 더욱 떨어지게 된다. 즉 상업화의 깃발아래 아이 제작을 허용하는 필연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자, 이제 여러분이 생각은 어떠한가? 이 강의 내용에 영향을 받게 된다면 아마도 모두 인간복제에 대한 허용을 반대하는 입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럼함에도 자신의 견해로 다른 입장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를 만들어 보라. 강의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