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바람꽃 2012. 8. 31. 11:07







 잠자리



                  - 강미-



꽃도 새도

멀리 앉아 숨 죽이고

나무도 바위도 바라보기만 할 뿐

누구도 손길 내밀지 않는데

제 살을 물어뜯어

피 한 모금 흘려보내주었는지

날개가 흔들리고 있다.

한 낮이 흔들리고 있다.

허공에 띄운

저 날개의 화려한 빛깔이

고통으로 칠해져 있다.

저 날개의 우아한 몸짓이

상처로 이어져 있다.

당신의 뱃속에서 나올 때

그 통증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몸 연신 흔들며

가볍게도 날아가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