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바람꽃 2012. 9. 26. 01:05

      소나기 2. - 강 미 - 바람에 흔들리는 빗속에는 기억도 있고 갈망도 있고 어두운 밤하늘에는 별이 있고 햇빛 따스한 들에는 꽃이 있고 내 안에는 칼을 하나 품고 있었는데 아무도 그걸 몰랐나 보다. 왜 몰랐을까.. 아주 오래 되어 칼날이 무뎌지고 나무 손잡이도 삭아버린 이제 그 무엇도 벨 수 없는 내 속의 칼을 꺼낸다. 허공을 스윽 한 번 베고 보니 무딘 칼에 갑자기 스쳐서인지 상처 난 하늘이 캄캄해지고 아프다고 소리치며 소나기가 生을 뚫는다. (2012. 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