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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열매처럼 / 강미

변산바람꽃 2012. 10. 13. 15:11







산수유 열매처럼

 


                      -강미(변산바람꽃)-

 

 

10월의

치맛자락 끝을 부여잡고

산수유 열매가

깊은 어둠 속에서

뜨거운 몸 드러내는데

사랑한다 말 한 마디로

감옥에 갇힌 것들

언약으로 입 굳게 다물고

형장의 이슬로 조용히

사라진 것들...

 

너를 탐한 게

무슨 큰 죄를 저질렀다고

이유도 없이

세상 밖으로 쫓겨난 것들

한 계절을 처절하게 살아

밤새 열병으로 앓아누워

보내기 안타까운

산수유 열매처럼

붉은 피 뚝뚝 흘린다.

 

(2012.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