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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겐벨리아꽃이 피었다./ 강미

변산바람꽃 2012. 10. 13. 15:15







부겐벨리아꽃이 피었다.


 

                 -강미(변산바람꽃)-



 

단풍이,

불처럼 덮친 산자락에

갈바람,

소소한 들판에 무슨 일로

부겐벨리아꽃이 피었다.

 

10월에,

오랜 관념이 무너진 터에

느닺없이 깨어난

그 꽃 참 붉다.

 

상처,

깊을수록 꽃도 예쁘고

향기도

진하다고 그래서일까.

 

마음,

아픈 자리마다

눈물 마르더니

생애 첫 생리처럼

붉은,

부겐벨리아가 피었다.

 

그것은,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당신의

몸 밖에서 이루어진

10월 어느 날

단 하루만의 일이었다.

 

(2012.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