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기억이라서 그런 것일까 / 강미

변산바람꽃 2012. 10. 20. 00:46







기억이라서 그런 것일까

 

                          

                                                    - 강미 -



 

그릇 속에

열매 하나 담아놓고

한 해 넘게 잊고 살았더니

살이 다 빠지고 씨만 남았다.

때로

어떤 물고기는

물을 거슬러 오르고

어떤 새는

불을 향해 날아가기도 한다.

그러다가

검붉은 피로 솟구치고

눈빛도 뜨거워진다.

그 힘이 모여서

숲이 우거지고

열매를 바닥에 내려놓는데

강물이 휘감아 떠난다.

기억이라서 그런 것일까...

 

(201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