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새벽이 들어와 눕는다./ 강미(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2012. 10. 21. 10:22




새벽이 들어와 눕는다.


 

                                    - 강미(변산바람꽃) -

 

 

산새 한 마리

枯死木에 붙어서

밤새도록

날개를 흔들고 있다.

어제 타고 남은 재를

온 몸의 부채로 살려놓고

허공을 불 지르고 있다.

깊은 어둠이 연기처럼

눈물 흘리는 동안

산자락으로 강가로

영원처럼

불이 번져 가는데

도대체 막을 길이 없다.

기어이

태워버릴 것을 찾듯이

불 위로

꽃잎이 뚝뚝 떨어지더니

불이 사그라진 자리

새벽이 들어와 눕는다.

 

 

(2012.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