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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연작시 31. 동자꽃 / 강미(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2012. 10. 27. 01:59






야생화연작시 31. 동자꽃

                       
     - 강미(변산바람꽃)-

 

 

가을이 가기 전

숨 막히도록 가슴이며 등이며

황달의 꽃이 피었다.

내 껍질을 벗기고 돋아난

낙인 같은 저 꽃

문신 같은 저 꽃

物外의

나를 깨뜨리고 부셔버린

당신의 살점 같은

당신의 뼛조각 같은

당신의 핏방울 같은

저 진홍의 꽃들이

내 가슴을 열고

황홀하게 피었다.

내 눈길을 지나

가을을 남기고

지리산 뱀사골 동자꽃이

무궁하게 피었다.


(2012.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