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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연작시 32. 감국 (들국화) / 강미(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2012. 10. 31. 02:50






야생화연작시 32. 감국 (들국화)

 

             

                                    -강미(변산바람꽃)-

   



가을 햇살이 따사로와서

두 손 가득 냇가의 물을 담아

당신에게 뿌려준다는 핑계로

나는 왜 눈물을 훔치고 있냔 말이지..

감국은 왜 나 보다 먼저 뚝뚝

제 계절을 떨구고 있냔 말이지..

한 사람 밖에 나는 몰라서

내가 잠시라도 꽃이 된다면

늦가을 감국으로 피어서

내 노란 살점을 송이송이 뜯어서

흠모의 뜻이라는 꽃차 한 잔 되리니..

그렇게 몇 생을 살다가

혹, 꿈길에서 당신을 만나면

평생 묶여있어 목숨 끝날 때까지

늦가을 감국으로 맺혀서

당신과 멀어지지 않으려 하네.

나는 가진 것 없지만

바람처럼 산자락으로 강가로

이슬 먹은 바위틈에서

가을처럼 깊어가는 生이 되려니..

 

(2012.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