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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하루 / 강미(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2013. 9. 18. 15:14







生의 하루

 


                                    -강미(변산바람꽃)-

 

 

 

밤새

울음소리 들리기에

새벽같이 창문을 열어보니

누군지

아직 못다 흘린 눈물이

나뭇가지마다 그렁그렁 맺혀있다.

혹시, 당신도

그렇게 밤을 새우며

울었던 그날을 기억하시는지

끊어질 듯 이어지는 흐느끼는 소리가

허공에 닿았는지

안개처럼 비가 내렸고

가슴속에서 터져 나온 찬바람으로

마당은 순식간에 나뭇잎들이 쌓이는 것을

나는 잊을 수가 없었네.

그 울음소리가

아직도 이명처럼 귓속을 파고드는데

알 수가 없네.

가을이면

또 어디선가 흩어지는 잎처럼

흐느끼는 소리 들리고

生의 하루가 열리는 이유를.

 

(2013.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