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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비가 내린다. / 강미(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2018. 4. 4. 03:21
비가 내린다.
-강미(변산바람꽃)-
지난 겨우내
누구 하나를
오래 사랑하다보니
가슴은
가래 끓는 습지가 되었다.
진흙의 바닥으로 가라앉아
그 속에서 몇 년을 살았을까
길은 벌써 사라졌고
허공은 점점 깊어졌다.
낡아 무너져가는
집을 들여다보겠다고
뿌리만 남은 몸에서
활엽의 나무들이 일어났다.
어깨 너머로
꽃들이 폭발했다.
머리위로 새들이 침범했다.
밤마다 짐승 같은 그리움이
문을 두드렸으므로
물로 담벼락을 쌓았다.
물처럼 갇혀 살았다.
그 속에 지느러미 흔들고 다니는
한 생을 길렀더니
기어이,
파리한 육신에 파문 같은
비가 내린다. ---- 새벽비 내리는 소리, 참 요란스럽다. 무슨 장마비처럼 내리네...
아파트 가로등 빛보다 더 빛나는 저 벚꽃, 이 비에 다 지겠다. |
출처 : 재즈 소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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