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ney Bechet (1897 - 1959)
재즈가 탄생한지 대략 30년이 지나기까지 이 음악의 제왕들은 전부 트럼펫 주자였다. 재즈를 창시했다고 불리는 버디 볼덴(1877-1931)이 트럼펫 주자였고 그의 뒤를 이어 재즈를 시카고로 퍼뜨린 조 ‘킹’ 올리버(1885-1938)도 그랬으며 그의 제자이자 재즈를 미국음악으로 정착시킨 루이 암스트롱(1901-1971) 역시 트럼펫을 불었다. 그것은 다분히 재즈밴드의 조상인 브라스 밴드, 다시 말해 고적대(Marching Band)의 전통이었다. 그러니까 행진곡의 특성상 트럼펫 파트는 늘 음악의 주선율을 연주해 왔는데 그러한 경향이 재즈로 옮겨지면서 트럼펫이 음악을 이끌고 여기에 다른 관악기들이 즉흥선율을 더하면서 결국 초기 재즈의 앙상블 형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 찬사가 한낱 구름처럼 떠도는 전설로만 남지 않은 것은 4년 뒤에 녹음된 그의 최초 음반들이 바로 증명한다. 1923년 클레어런스 윌리엄스 블루 파이브의 음반 ‘Texas Moaner Blues'에서 베쉐이는 루이 암스트롱과 함께 이 밴드의 일원이 되어 그야말로 불꽃 튀기는 즉흥연주의 한판 대결을 펼친 것이다. 물론 이 곡 역시 당시 초기재즈의 전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전체 앙상블을 이끄는 것은 트럼펫이었다. 하지만 관악기 솔로가 펼쳐질 때 이 곡에는 그 이전의 어떤 곡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풍부한 성량의 거친 목관악기 소리가 등장하는데 그 소리는 적어도 이 곡에서만큼은, 놀랍게도 루이의 작렬하는 트럼펫 솔로를 압도해 버렸다. 그것이 바로 베쉐이의 색소폰이었으며(전 생애에 걸친 루이의 수많은 녹음 가운데 그가 솔로에서 주도권을 빼앗긴 경우는 겨우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일 것이다!) 그것은 이 연주자의 능력이자 동시에 자아였다. 다시 말해 그는 그 어느 밴드에서든 가장 주목받는 존재가 되길 원했으며 또 그럴만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베쉐이는 41년까지 빅터 레코드에서 많은 녹음을 남겼으며 그 작품들은 한결같은 걸작이었다. 하지만 뉴올리언즈 재즈로 돌아가자는 복고운동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41년 미국이 2차 세계 대전에 참가하자 음반업계는 위축되었으며 연주자들은 파업했고 음악은 재즈를 떠나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전후(戰後) 비밥이라는 또 다른 재즈가 등장했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베쉐이는 49년 또 다시 미국을 떠나 프랑스로 이주했는데 그것은 그의 마지막 여행이 되었다. 10년 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프랑스에 정착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역사가 에릭 홉스봄의 표현처럼 ‘행복한 망명’이었다. 그는 뉴올리언즈 재즈 복고운동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었으며 특히 전후 재즈의 대중화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던 프랑스에서 재즈의 상징처럼 대우받으면서 인생 그 어느 때 보다도 음악에 집중하며 살 수 있었다.
그것은 49년 이후 프랑스 보그 레이블에서 녹음한 많은 음반들이 증언해 주고 있으며(여기에는 그가 작곡한 소프라노 색소폰과 관현악을 위한 발레음악과 광시곡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52년에 녹음된 ‘Petite Fleur'(작은 꽃)는 그의 또 다른 명곡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프랑스 대중 음악 속에서 그를 예찬한 여러 노래들과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프랑스 리비에라에 세워진 그의 동상은 프랑스인들에게는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더 나아가 재즈는 본질적으로 프랑스의 음악이라는 일부 프랑스인들의 극단적인 궤변도 그래서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재즈가 프랑스 문화권 속에 있던 뉴올리언즈라는 곳에서, 그것도 아프리카인과 프랑스인 사이에서 태어난 크리올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특히 베쉐이(Bechet)라는 프랑스 성을 가진 거장이 초기재즈 시대에 살았고 그가 파리에서 뼈를 묻었으니까 말이다.
Sidney Bechet 의 한글 번역이 시드니 베셋, 시드니 베쉐이, 시드니 베쳇, 시드니 베세등..웹을 뒤지다 보면 천차만별이다. 나는 위의 글쓴이의 노고를 생각해 시드니 베쉐이라고 결정지었다.. 루이 암스트롱(1901-1971)과 동 시대에 활동했던 거장인데 우리에게 너무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음악도 웹에 별로 돌아 다니지 않는다. Summertime 정도나 나돈다. 여기에 올린 음원도 10년 음원을 올린 것이다. 50년 전에 죽은 사람의 음악인데 마치 현장에서 듣는 듯 하다.... (자료를 정리함. ~변산바람꽃~)
On The Sunny Side Of The Street - Sidney Bechet
D-Jam Blues - Sidney Bech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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