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연작시40. 목단꽃 / 강미(변산바람꽃) 야생화연작시40. 목단꽃 -강미(변산바람꽃)- 그제는 비 내리고 어제는 바람 불고 오늘은 꽃잎을 밟는다. 발아래 虛空의 허리가 우지끈, 부러진다. 天頂의 목이 뚝, 끊어진다. 宇宙의 다리가 댕강, 잘려진다. 목단꽃 필 때 세상의 그 모든 것이 한 몫 했으니 바람의 살과 빗물의 뼈와 햇살의 .. §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2019.04.19
꽃 피는 일 / 강미(변산바람꽃) Canon EOS 60D / ISO감도 100 / 조리개 최대개방 5 / 노출시간 1/320초 봄까치꽃 : 학의천 꽃 피는 일 -강미(변산바람꼬)- 꽃 피는 일이 화가 풀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다툼이 그쳐버리게 손 내미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부드러운 가슴으로 안아주는 것이 아니라면.. §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2019.03.20
[스크랩] 비가 내린다. / 강미(변산바람꽃) 비가 내린다. -강미(변산바람꽃)- 지난 겨우내 누구 하나를 오래 사랑하다보니 가슴은 가래 끓는 습지가 되었다. 진흙의 바닥으로 가라앉아 그 속에서 몇 년을 살았을까 길은 벌써 사라졌고 허공은 점점 깊어졌다. 낡아 무너져가는 집을 들여다보겠다고 뿌리만 남은 몸에서 활엽의 나무들.. §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2018.04.04
[스크랩] 집, 내가 누추하여 / 강미(변산바람꽃) 집, 내가 누추하여 -강미(변산바람꽃)- 낡아 쓰러져 가는 집 편히 쉴 방 하나 드릴 곳 없이 내가 누추하여 목숨 같은 사람조차 맞아들일 수가 없구나. 엊그제 지붕 얹고 마침내 창문 매달았던 새집에서 아늑하게 지냈던 그 몇몇 계절 이젠 빛바랜 풍경 사진 몇 장으로 뒹굴고 있네. 오직 한 .. §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2017.02.19
기억, 返送 / 강미(변산바람꽃) / 기억, 返送 -강미(변산바람꽃)- 값 비싼 우표를 붙여 끊임없이 편지를 보내지만 받아주는 곳이 전혀 없어 返送 낙인 찍혀 되돌아온 살갗이 문패 아래 수북하게 쌓여있다. 내가 바람이었다고 눈비 섞어 내리는 문 밖을 불쑥 나서는데 붙잡을 힘도 없는 어머니는 마냥 소식만 기다리고 있.. §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2016.12.19
生의 하루 / 강미(변산바람꽃) 生의 하루 -강미(변산바람꽃)- 밤새 울음소리 들리기에 새벽같이 창문을 열어보니 누군지 아직 못다 흘린 눈물이 나뭇가지마다 그렁그렁 맺혀있다. 혹시, 당신도 그렇게 밤을 새우며 울었던 그날을 기억하시는지 끊어질 듯 이어지는 흐느끼는 소리가 허공에 닿았는지 안개처럼 비가 내렸.. §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2013.09.18
寒氣에 새벽이 붙잡혀 있구나 / 강 미(변산바람꽃) 寒氣에 새벽이 붙잡혀 있구나 - 강 미(변산바람꽃) - 寒氣에 새벽이 붙잡혀 있구나. 살갗을 에이는 이 寒氣 속에서 또 얼마나 많은 빼앗김이 일어나고 있을까. 더 깊은 겨울로 떠미는 저 배부른 힘에 눌려 광주 금남로 한 복판에서 어린 싹이 짓밟히더니 이제는 잊으라 잊으라 되살아난 망.. §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2012.12.21
신음소리를 내는 비 / 강미(변산바람꽃) 신음소리를 내는 비 -강미(변산바람꽃)- 가슴 속으로 가끔 비가 내린다. 우산을 같이 써도 비바람에 눈을 적시고 손을 적시고 불빛도 적시는 날, 꽃 피는 날 왔으니 꽃 지는 날 가겠다고 訃音 소식이 들려 한 걸음에 달려가는 것처럼 이 산자락, 저 들녘의 꽃들은 비만 내리면 왜 속절없이 .. §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2012.11.14
11월이 / 강미(변산바람꽃) 11월이 -강미(변산바람꽃)- 늦가을의 햇살에 온몸이 물려 중독된 깊은 상처를 가진 그대가, 이제 가을이다 라고 빛의 무덤에서 일어나 다리를 놓고 길을 열어놓는 그대가, 이제 진짜 가을이다. 뉘엿뉘엿 기우는 늦가을이다. 그대의 가을은 수상한 빛을 가지고 있다. 11월이 되면서 그대의 .. §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201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