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서재 §/▣ 추천문학&詩

[스크랩] 다시 들판에 서서

변산바람꽃 2010. 8. 14. 02:15

다시 들판에 서서 2 / 박형진

 

 

걷이 끝난 들판에 누군가 서서

눈물 뿌리지 않는다면

새 봄에 돋는 싹이 어찌

사랑일 수 있으랴

 

수수깡 빈 대궁인 채 바람에 날리며

잿빛 산등성이 등지고 기인 그림자 끄는

네 몸뚱이, 죽어

또 죽어 땅에 몸 눕히면

구름만 덮일 뿐 모두 다 떠나가는데

 

계절의 끄트머리에 누군가 서서

함께 비 젖지 않는다면

어찌

썩어 다시 생명일 수 있으랴

출처 : 오늘문득
글쓴이 : 파우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