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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술래잡기

변산바람꽃 2010. 12. 17. 21:52

 

 

 

설익은 배춧잎푸르고
마당에 세발자전거가 있던
그 집에 가고싶다.

울긋불긋 아이들의 빨래가 걸려있고
밤새 엄마가 보고파서 울어대던
누렁이 강아지가 있던 집
그 집에 가고싶다.

 

넘어질세라 어깨에 걸머진
막내의 웃음소리
투정도 사랑인양 아름다운
아내의 환한 얼굴이 있던
그 집으로 돌아가고싶다.

 

저녁이면 향긋한 냉이 된장국냄새
칼 도마소리, 설겆이소리
집 에서도 숨바꼭질하며
웃음소리 가득했던
어린 내 아이들이 살던
그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꿈을꾸면 언제나 그 집인데
눈을 뜨면 아무도 없다.
마당에 설익은 배추도
세발자전거도 없다.

 

집을 지어야 겠다.
마당에 배추씨 뿌려심고
세발자전거 주워다 놓고
울긋불긋 빨래를 널어
봄바람에 살랑 살랑 날리는 날

 

그 날에 술래되어
큰소리로 부를거다
다들 어디 숨었니?
못찾겠다 꾀꼬리...

 

숨막히듯 부를거다.
못찾겠다 꾀꼬리....

.........

...

 

다들....

어디에 숨은거니

...........

...

 

/김준하

 

 

 

 

 

 

(詩作 note)

 나는 항상 현재에 머물러 있는데 내 곁의 모든 것들은 변해만 갑니다.

언젠가 친구들과 소주 한잔 하면서...

나중에 나무만으로 집으을 지을 거다.

2층에는 다락방을 만들어 아이들이 살게하고..마당엔 이쁜 그네도 만들고....

 

이러한 말을 하는데..친구 하나가..

이놈아 니가 그집 지을 때쯤이면..아이들은 다커서..시집 장가 가 있을 거다...

 

나는 그말이 왜 그리 서럽게 들렸는지....

 

그 때가 10년 훨씬 전 쯤인데...나는 아직도 집을 못짓고 있지요..

아이들은 모두 자라나서..제 각각의 일에 바쁘게 살고..얼굴보기도 힘든 현실...

 

어쩌면 세상속에서 나만 술래되어 시간이 멈춰버린 자리에서  눈감고 기대어 하나..둘,,셋..을 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미련하게 다시 오지 못 할 것들을....불러봅니다.

 

" 못찾겠다 꾀꼬리...".......

 

 

 

 

 

출처 : 아무도 오지 않는 집에 사는 그 남자
글쓴이 : 김준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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