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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 / 이길옥

변산바람꽃 2011. 6. 21. 19:32
    <꽃향> - 이길옥 - 여명의 울타리에서 소복단장한 여인의 체취 같은 향이 햇빛을 머금고 와르르 무너져 바람 깃에 묻어난다. 냄새가 빠져 움칠거리는 감정의 음표들이 꿈에선 듯 다정한 내용에 스민 정을 눈여겨보는 일상의 근원을 채취하며 와락 정겹도록 시큰한 꽃 냄새. 그 속에 빨려든다. 아, 가슴에 벅찬 몽롱의 늪. 다 채울 그릇이 없어 한없이 넘쳐 녹아 흐르는 더운 전신. 꽃등에 머문 햇살을 밟고 바람 깃에 묻어나는 향. 그윽한 깊이에서 웃음에 싸인 나의 여인이 걸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