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의 문학서재 §/◎ 논술 斷想

[논술斷想] KBS사극 '정도전' 속의 어록에서...

변산바람꽃 2014. 6. 30. 12:08





[논술斷想] KBS사극 '정도전' 속의 어록에서...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그 다음, 군주는 가장 가벼운 것이라 했습니다. 해서 백성의 고통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 KBS사극 '정도전' 속의 어록에서...


--- 논술이라고 하면 대부분은 논리적 사고, 논증력을 갖춘 글, 국어사전에는 '어떤 것에 관하여 의견을 논리적으로 서술함. 또는 그런 서술'이라고 정의한다. 혹은 논술은 자신의 주장을 통해 남을 설득하는 글이다 라고 한다. 요즘은 대학입시에서 필수..라고 이해한다. 논술이란 무엇인가라고 한다면 이 모두를 합한 것이 논술에 대한 설명이 맞다. 또한 우리나라 대학입시에 등장한 논술에 대한 일반적인 기준 역시 이에 맞추어져 있다. 

그럼에도 논술이라함은 이 모든 기능적인 정의에서 '나의 생각과 타자의 생각과의 사이에서 소통의 기술이다.' 라는 설득력이 포함되어야 진정한 논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논술이 소통의 기술인가? 논술은 상대 즉 대상이 있는 글이고, 대상이 있다는 것은 그 대상과의 어떠한 관점에 대한 소통을 전제로 쓰여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논술을 익히고자 하는 학생들은 혹은 논술과 관련있는 직업을 가진 이들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현상에 대한 관심과 탐구와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만드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논점에 대한 소통은 일방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박과 동의를 전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특별하게 아프거나 심사가 복잡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눈뜨면 제일 먼저 인터넷판 뉴스를 골고루 뒤적인다. 새벽에 주로 잠드는지라 잠들기 전에 그날 방송되었던 공중파와 케이블방송을 통틀어서 드라마와 기획물 중에서 최소 3편을 정해서 다운로드해서 보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남들은 내가 드라마통인 줄 안다. 이렇게 매일 다운해서 그날의 프로그램을 보는 것 중에 드라마는 현대극과 사극을 반드시 한 편씩 포함시키고 있다. 물론 이렇게 이슈가 되는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가요와 스포츠 프로그램과 공연이나 경기까지 보면서 얻게 된 정보는 내 학생들과 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유용하게 도움이 된다. 최소한 나는 요즘 아이들의 대화에서 그들의 생각을 읽어내고 이해하는데 맨손으로 다가가는 것은 아니니 도움이 될 수밖에..

뿐만 아니라 모든 논술문의 결론은 자기 주장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마지막 주장이 담겨야 한다고 하면 이렇게 우리 일상에 대한 관심에서 얻어진 정보들이 주장을 담아내기 위한 사례로도 활용 가능하다. 그러니 상대와 소통을 위한 기술로서 논리력을 갖춘 글, 논증되는 내용, 분명하게 정리된 자기주장이 담긴 논술을 익히고 논술문을 쓰려고 한다면 일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꺼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라. 

이 글 제목에 언급한 내용은 어제로 종영된 KBS사극 '정도전' 속의 어록의 일부이다. '...백성의 고통이 가장 중요하다.'..라니...얼마나 가슴 떨리게 바라는 이상인가? 정도전을 첫 회부터 다 본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내용과 인물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볼 때마다 아..이래야 하는데 말야..라며 혀를 차며 보곤 했었다. 그만큼 드라마 정도전 속의 인물을 연기로 보여주는 연기자들의 진정성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드라마의 주인공인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려말 조선 초의 혼란기에서 이 땅의 역사가 어디로 향해 가야하는지에 대해 시청자인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문제를 던지기도 한다. 또한 우리 선조 중 누군가들은 그 한 복판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살아냈기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입장에 있는 인물들과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거나 그 목적에 대한 공감을 이루기 위해 사람을 중심에 두고 고민했는가를 느끼게 하고 감동을 준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사극을 통해서 현대를 사는 우리 역시 이 시대적 상황이 600년전 역사적 상황에서 얻어야 하고 알아야 할 변하지 않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최소한의 고민을 하게 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나는 드라마 정도전에 대한 수많은 드라마 평자들과 같은 요즘 우리 정치에 시사하는 바가 큰 드라마다 어떻다를 말하고 싶지 않다. 사극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알게되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평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논술인으로서 나는, 내가 사는 이 시대에 대한 고민과 갈등 그리고 괴리감과 동질감 사이에서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내 책임의 몫으로서 정체성을 정하고 그에 의해 내가 사는 일상의 삶을 선택하기 위해 다시 역사에서 선험적 경험들의 배경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처럼 논술인으로서 논술의 힘은 나와 세상 사이의 소통의 기술이기 전에 먼저 나와 나 사이의 소통이 우선이기 때문에 나는 내가 선택한 일상의 모습들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들여다 보는 기술로서 논술만한 것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