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 에세이 (20) - 재즈를 들으러 가시지요...3월 13일에요...그리고 지미 스미스의 앨범 두 개...
지금 제 재즈 에세이를 읽고 계신 분이라면 아마도 제가 이전에 올렸던 에세이도
읽으신 분일 것이라는 느낌을 갖고 오늘은 제 에세이를 읽으셨던 적이 있으신
독자분하고만 대화하듯이 글을 올리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 어깨의 통증으로 거의 매일 한번씩 죽었다 깨어나면서도 이렇게
키보드를 불이나게 치고 있습니다. 글발이 돋고 있거든요...
단어들이 앞다투어 튀어나오고 마치 무언가에 몰리듯이...
봄에 느닺없이 소낙비가 쏟아지는 것을 고스란히 맞듯이 그렇게 키보드를 치고 있습니다...(변산바람꽃)
누군가 그리운 사람을 갖고 계신가요... 지금 당장 보고싶은 사람... 언제라도 달려가 입맞추고 싶은 사람...
얼굴만 떠올려도 빙그레 웃음이 지어지는 사람...
가슴에 기억이 가득차 어느 순간 시야 가득 그 얼굴이 떠오르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게 사랑은 느닷없는 소낙비 같은 것입니다. 소낙비인 줄도 모르고 맞고 있다가 그만 온 몸이 젖어버리게 되는...
그래서일까요...저는 비를 유난히 좋아합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비 내리는 날을 좋아합니다.
비는 내게 몰입을 가져다 주거든요...순간에 깊숙히 비가 되어 버리게 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비를 나누어 본 적이 있는지요...허둥대며 당신의 우산 속으로 누군가...그녀가 혹은 그가 불쑥
들어온 적은 없었나요...아아...겨울내내 봄빛을 너무 오래 그리워해서일까요...비가 쏟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빗 속에 흐르는 재즈가 되고 싶습니다...재즈는 마치 빗물처럼 언제 젖였는가 싶게 나를 몰입하게 합니다.
클리포드의 트럼펫에 찢겨지기도 하고, 지미 스미스의 오르간 혼에 튕겨져서 풀씨가 되어 날아가기도 합니다.
아...이렇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재즈를 들으러 가시지요...
음...언제가 좋을까요? 마치 번개팅 마냥 그렇게 아무런 인연이 없는 이들끼리 어우러져 재즈를 듣는 것이
가장 재즈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재즈에 입문하기를 바라고 있었다면 느닷없는 소낙비처럼 그렇게 재즈를 들으러 가시지요...
일상의 피곤과 번잡함은 어디 구석진 서랍에나 잠시 접어 두고, 느긋함과 여유와 열정과 자유의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일요일이라면 오후의 가득한 게으름과 낮잠과 또다른 일주일의 체념을 잠시 잊고 밤과 재즈 속으로
들어가기에 딱 좋겠지만 일요일은 안될 것 같네요...
이러면 어떻습니까? 한 주일 중에서 가장 지루해질 때인 목요일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재즈 연주를 직접 듣는다는 약간의 흥분과 적당한 새로움을 원하신다면 우리들의
뻔한 일상과는 조금 다른 재즈의 세계로 한 발 내디뎌 보는 것은 어떠신지요...그렇게 하기로 하겠습니다.
3월 13일 목요일 저녁 8시 (너무 이르면 연주가 물오르지 않는다는 연주자들의 습관상 좀 늦는 것이 좋을 듯...) 서울 이화여대 후문의 재즈 카페 '버드랜드'에서...
꼭 가야지...꼭 와야지 하는 인간사 피곤하게 하는 부담을 가지지 않고 재즈나 들으러 가시지요...
혹 제 초대에 솔깃하신다면 참가비 10,000원을 주머니에 넣으시고 (그냥 오셔도 무방하구요...
그러나 웬지 10,000원이 좋을 듯 싶어서요...)
저를 찾아주세요...변산바람꽃, 혹은 달개비 혹은 재즈매니아를...혹은 제게 쪽지를 보내주셔도 좋구
안 보내시고 그냥 오셔도 됩니다.
저는 어쨌든 버드랜드에 있을 것이니까요...한 여름에도 눈이 내리는 곳...이른 봄에도 소낙비가 내리는 곳...
재즈가 그렇게 비처럼 흐르는 곳...
혹시 모르니 버드랜드의 전화번호를 남겨두겠습니다... 02-312-7021...
'버드랜드'의 문을 밀치고 음이 폭발하는 재즈의 현장으로 들어설 여러분의 발자국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겠습니다. 사분사분 카페의 어둠을 밟고 오십시요.
행복한 상상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너무 갑작스레 이런 자리를 '제 맘대로' 결정하고 통보를 해드리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이런 것을 번개팅이라고 하지요...
아마도 제가 지난 입시 시즌 내내 어깨까지 마비될 정도로 몰입해서 논술을 가르쳤던 덕에
가슴이 가벼워졌나 봅니다. 사실 자주 가고 싶었지만 일상이 새벽까지 이어지는 탓으로...
서울이 아니라 지방에 산다는 (평촌도 지방이더라구요...) 탓으로 저도 그 동안 '버드랜드'에는
1년째 가보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그리움이 너무 차올라서요...
벌써 목요일에 약속을 정해 놓은 분들이나 지방에 계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재즈 번개팅
초대를 사과 드립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란히 앉아 색소폰 연주자의 얼굴을 바라 볼 날이 오겠지요.
정말 재즈를 심장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를 만날 수 있겠지요...
이렇게 사람 환장하게 하는 봄빛에의 그리움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처럼....
오늘은 엉성한 에세이가 되어버렸군요...그래도 JIMMY SMITH의 음반을 두 장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지미 스미스는 오르간이라는 악기(Hammond B-3 organ)를 최초로 본격적으로 재즈에 도입했습니다.
그가 재즈 신에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무지하게 놀랐다고 하더군요.
그때까지 오르간은 재즈에는 어울리지 않는 악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그가 오르간을 통해
완벽한 비밥 재즈를 구현했던 것입니다. 1950년대 블루노트와 계약을 하고 음반 녹음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의 당시 앨범 쟈켓에는 예외없이 "incredible"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즉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기술로 오르간을 연주하는 지미 스미스' 라는 뜻이었지요.
그의 음악은 하드하면서도 소울적인 사운드로 가득합니다. 특히 기타와 드럼만을 세션으로 한
트리오 음반이 많습니다. 60년대 중반 이후에는 기타리스트 케니 버렐과 소울 재즈 색소폰의 대표주자
스탠리 터렌타인과 연주를 했는데 굉장히 멋들어집니다. 한번 들어보시지요.
오늘 소개해 드릴 음반은 'HOUSE PARTY' 와 'THE SERMON' 입니다. 같은 세션에 의해 연주되었는데 두 음반 모두 지미 스미스를 얘기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음반입니다.
참가한 세션맨들의 면면도 대단합니다. 재즈 메신져스에서 활동하며 하드밥을 이끌었던 아트 블레키,
리 모간, 루 도날드슨 이외에도 막 주목받던 티나 부륵스, 케니 버렐이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오르간을 접해 보지 못했던 분들, 50년대 하드밥의 진면목을 보고 싶은 분들은 꼭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변산바람꽃**)
HOUSE PARTY
1 Au Privave 2 Lover Man 3 Just Friends 4 Blues After All 5 Confirm!ation (Bonus Track)
THE SERMON
1 The Sermon 2 J.O.S 3 Flamingo
LEE MORGAN, trumpet;
LOU DONALDSON, GEORGE COLEMAN, alto saxophone
TINA BROOKS, tenor saxophone
KENNY BURRELL, EDDIE McFADDEN, guitars
JIMMY SMITH, organ
ART BLAKEY, DONALD BAILEY, drums. -BlueNote parent.ContentViewer.parseScript('b_166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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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드랜드 -
위치: 이대 후문 (연대 동문회관 앞) 전화: 312-7021,7022
이대 후문 맞은편 담소원(음식점) 건물 5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저녁때는 재즈를 라이브로 공연하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입니다. 음향 시설이 매우 잘되 있고 내부가 넓고 쾌적하여 편안하게 음악을 들을수 있으며 직원들의 서비스도 가히 호텔 수준입니다.
일주일 내내 재즈연주와 노래을 들을 수 있고,(특히 화요일엔 유진박, 목요일엔 임희숙..) 술과 커피를 마실 수도 있습니다. 실내는 재즈처럼 좀 어둡지만 넓고 아늑해서
맴버쉽을 느끼게 하는 고급스러움이 있지요. 예약을 권하고 있으나, 화, 목을 제외하고는 예약을 따로 하지 않아도 괜찮을 듯 싶고, 가격은 좀 비싼 편입니다. 그러나 음악을 듣는 것이지 술을 푸러 가는 곳이 아니므로 기본 안주에 맥주 한 두병 정도
마시며 음악을 들으려면 특별한 기억을 갖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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