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나무꽃
- 강미 -
꽃 핀다는 것은
붉은 각혈의 흔적이
상처로 도지는 일이다.
줄기마다 깊게 패인
떨어져 나간 상처자욱에
선혈이 오롯하다.
꽃 피는 일이
왜 그렇게 두려웠는지
숨어서 향기를 품기 위해
바람을 불러들여서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아도
명자나무꽃은
제 몸 쪼개며 운다.
꽃 지는 날보다
꽃 피는 날이 길어서
꽃은 그리 오랜 세월
제 몸 흔들어 운다.
(2012.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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