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명자나무꽃 / 강미

변산바람꽃 2012. 5. 27. 15:41

 

 

 

 

 

명자나무꽃

 

 

                            - 강미 -

 

 

꽃 핀다는 것은

붉은 각혈의 흔적이

상처로 도지는 일이다.

 

줄기마다 깊게 패인

떨어져 나간 상처자욱에

선혈이 오롯하다.


 

꽃 피는 일이

왜 그렇게 두려웠는지

숨어서 향기를 품기 위해

바람을 불러들여서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아도

명자나무꽃은

제 몸 쪼개며 운다.

 

꽃 지는 날보다

꽃 피는 날이 길어서

꽃은 그리 오랜 세월

제 몸 흔들어 운다.


 (2012.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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