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일
수천만 시민을 학살하여
양키의 이익을 지켜주고
그 대가로 세자책봉의 영광을 누리는 것이
장군인 너의 일이라면
홀랑 까진 마빡 위에 자르르 기름기가 흐르고
그 위에 학살과 저주의 낙인이 찍힌 채
양키의 부름으로 바다를 건너는 것이
반역자인 너의 이름이라면
그리하여 이 강토를 더럽히고
그리하여 이 겨레를 욕보이고
그리하여 이 나라를 망신시키는 것이
패륜아인 너의 일이라면
이자의 권력을 지켜주는 폭력기구가 되어
감시하고 체포하고 연행하고 감금하고
조사하고 구타하고 고문하고 치사하는 것이
검찰관인 너희들의 일이라면
시인인 나의 일은
이자가 저질러놓은 범죄
그 하나하나를 파헤쳐
만인에게 만인에게 만인에게 고하고
민중들을 일깨워
일어나 단결케 하여
자유의 신성한
유혈의 전투에
나아가자 나아가자 앞으로 나아가자
북치고 장구치고 노래하는 일.
김남주
출처 : 오늘문득
글쓴이 : 누리하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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