傷悽 (상처)
- 강 미 -
하루가 지나면 하늘도
어제의 하늘이 아니고
가슴 가득 들이마신 공기도
어제의 그 공기와 다를까요
내 마음 가는 곳에
그대로 닿고자 하는 하늘은
늘 저만치 있고
마음 풀풀이 풀어 놓고자 하여
닿은 땅도 또 어느새
뒤로 물러나 있습니다
내 사는 것은
기다림과 열망을
몇 겹씩 쌓아가는 과정인가 봅니다
그런대도 내 못난 마음은
금새
그대 보다 앞서 가려 합니다
다시 뒷걸음으로 물러날 때는
온 몸으로 서러운데
이렇게
그대에게 가까이 가는 길에는
서러움의
칼날 같은 조각들이 있겠지요
베어서 깊은 상채기로 남을
그런 길이겠지요
그러나 그대여
끝내 다시 올 수 없어도
나 지금
그 길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상채기 보다 더 큰
아픈 사랑으로 남을지라도
돌아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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