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3.
- 강 미(변산바람꽃) -
까막까치
지나간 자리
바람이 서늘하게 사위하고
먼 바닷가 고동소리
이젠 들리지 않는데
유채꽃 흐드러지게 핀
사잇길로
한 계절이 가고
나중 계절이 간다.
그렇게
먼저 가는 것들 뒤로
나도
사라질 것이다.
남도 땅
이름 없는 무덤가
마른 풀 위로
누군가의
통곡 소리 잦아드는데
스산한 늦가을 바람
스러져 눕는 위로
가슴 속
내 무덤 풀도 스러진다.
그렇게
먼저 스러지는 것들 뒤로
나도
스러질 것이다.
(2003.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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