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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3. / 강미

변산바람꽃 2011. 3. 15. 15:01






계절 3.


 

                            - 강 미(변산바람꽃) -

 

 

까막까치

지나간 자리

바람이 서늘하게 사위하고

먼 바닷가 고동소리

이젠 들리지 않는데

 

유채꽃 흐드러지게 핀

사잇길로

한 계절이 가고

나중 계절이 간다.

 

그렇게

먼저 가는 것들 뒤로

나도

사라질 것이다.

 

 

남도 땅

이름 없는 무덤가

마른 풀 위로

누군가의

통곡 소리 잦아드는데

 

스산한 늦가을 바람

스러져 눕는 위로

가슴 속

내 무덤 풀도 스러진다.

 

그렇게

먼저 스러지는 것들 뒤로

나도

스러질 것이다.

 

(2003.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