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소리에 놀라
- 강 미 -
나 새벽에 잠자던 심장을 내려치는 천둥소리에 놀랐다. 여명으로 밝아야 할 하늘빛 삼키며 이제 막 날개짓 하려던
참새의 재잘거림을 찢으며 내 가슴 속 길들여진 습관을 가르며 강팍해진 의식을 단호하게 내리치는 천둥소리에 놀랐다.
나 산산히 조각난 심장이 새벽에 느닷없이 꽂히는 날카로운 칼을 맞고 핼쓱해진 얼굴 뒤로 숨는 것을 보았다.
칼 맞은 의식에서 고름이 흐르는구나 후둘거리는 이념에 내리치는 고통은 목구멍으로 넘어와 눈물로 토하는구나
나 웅크린 채 껴안고 있는 고통스러움 너머 천둥소리에 놀라 산산이 부숴지는 남아있는 내 이념의 조각들을 보았다.
뒤로 물러나 오지 않을 것 같은 아침을 등지고 신음하는 그리움의 상채기에 흐르는 회한의 핏자국
나 새벽에 잠자던 심장에 내리치는 천둥소리에 놀라 아직 숨 죽이며 토해나오는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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