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가셨나요
- 강 미 -
그리 가셨나요
이 땅 어느 곳에도 목숨 줄 놓을 곳이 없어 그 높은 벼랑 끝 태양 아래에 시대의 질곡을 안고 스스로를 단숨에 놓아버리셨나요
우리가 오직 제 살아온 버거운 짐이 겨워 비틀거리기만 할 때 구름에 가려진 달빛 아래에서도 더 잘 먹고 잘 살자고 덕담을 한 상 가득 차리고 있을 때
아 대통령님 자본의 배부른 바다를 마주보고 스스로 가슴을 열어 이 땅 풀뿌리들의 지치고 꺽인 희망을 대신 토해내셨는가요
어허이 그리 가셨나요
대통령님 떠난 빈자리에 재빨리 온갖 의미로 덧칠한 위선의 깃발이 앞 다투어 서는데
아 대통령님 오히려 천둥 같은 힘으로 우리 민초들의 상실을 끌어안고 다시 살아나기 위해 다시 희망이 되기 위해 아낌없이 목숨 줄 내어놓기 위해
그리 그리 가셨나요...
스스로 희망이 되어 다시 사시기 위해
아...대통령님 그리 가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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