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노무현대통령 서거 2주기 추모문화제 추도시] 그리 가셨나요 / 강미

변산바람꽃 2011. 5. 23. 23:26

 

 

 

 

그리 가셨나요

 

 

 

 

 

                    - 강 미 -

 

 

 

 

 

그리 가셨나요

 

 

 

이 땅

어느 곳에도

목숨 줄 놓을 곳이 없어

그 높은 벼랑 끝 태양 아래에

시대의 질곡을 안고

스스로를 단숨에 놓아버리셨나요

 

 

우리가 오직

제 살아온 버거운 짐이 겨워

비틀거리기만 할 때

구름에 가려진 달빛 아래에서도

더 잘 먹고 잘 살자고 덕담을

한 상 가득 차리고 있을 때

 

 

아 대통령님

자본의 배부른 바다를

마주보고

스스로 가슴을 열어

이 땅

풀뿌리들의 지치고 꺽인 희망을

대신 토해내셨는가요

 

 

어허이

그리 가셨나요

 

 

대통령님

떠난 빈자리에

재빨리

온갖 의미로 덧칠한 위선의

깃발이 앞 다투어 서는데

 

 

아 대통령님

오히려 천둥 같은 힘으로

우리

민초들의 상실을 끌어안고

다시

살아나기 위해

다시 희망이 되기 위해

아낌없이

목숨 줄 내어놓기 위해

 

 

그리

그리 가셨나요...

 

 

스스로 희망이 되어

다시

사시기 위해

 

 

아...대통령님

그리 가셨나요...

 

 

 

 

 

 

 

 

 

 

 

103

'§ 강미의 문학서재 § > ◎ 詩 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破 熱 (파열)/ 강미  (0) 2011.06.28
理 想 / 강미  (0) 2011.06.21
천둥소리에 놀라 / 강미  (0) 2011.04.30
쓰러지던 날 / 강미  (0) 2011.04.28
계절 3. / 강미  (0) 2011.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