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의 문학서재 §/◎ 강미의 斷想

다시 병실 短想 하나.

변산바람꽃 2012. 3. 25. 04:20

 

 

 

~ 입원한 둘째날에 누군지 모를 이에게 장미꽃바구니가 병실로 배달이 왔었다. 입원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딱 3명이었는데...덕분에 낡고 좁은 병실에 장미향이 가득차서 행복해졌었다. 그렇게 장미꽃바구니 속의 장미 덕분에 병실의 낯설음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하나 둘씩 장미꽃바구니 속에서 시들어 가는 장미송이 가운데 어젯밤에는(이제는 그젯밤) 연노랑색 장미 한 송이는 처음 그대로의 모습과 향기를 가지고 있기에 그 장미만이라도 좀 더 오래두고 바라보고 싶은 욕심에 그랬다. 연노랑색 장미 한 송이를 빼내어 종이컵에 담았두었다. 한 송이에서도 향기는 뭍어나왔다. 나만의 꽃 한 송이가 된 장미를 그렇게 창 틀에 두고 잠이 들었었다. 그런데 어쩐일인가...지난 일주일이 넘도록 그 모습 그대로였는데 밤을 지나고 보니 아침에 보는데 꽃잎을 한 가닥 떨구고 시들어 가고 있었다.

비록 영원히 피어있을 수 없는 꽃들이 꺽어져 꽃바구니에 장식꽃으로 있어도 또 그런채로 시들어 간다해도 서로에게 향기도 나누고 기운도 나누고 서로 기대어 피고 지는 어울림이 있다는 것을 싱싱한 채로 좀 더 오래 두고 바라보려고 꽃바구니에서 빼낸 장미 한 송이에서 보게 되었다. 같이 있을 때 한 송이의 향기가 아니라 전체의 향기로 빛나는 꽃송이도 홀로 있으면 그 향기도 그 빛남도 같지 않다는 것을...

다시 연노랑색 장미 한 송이를 시들어 가는 꽃무리 속에 꽂으며 미안함을 함께 내려 놓았다. 홀로 있어 아름다울 수 있는 것들의 아픔은 또 얼마나 그래서 외로운가 하는 것은 인간이나 장미 한 송이나 마찬가지구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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