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퇴원 후 아직 비실거리고 있기 때문에 날 위해서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기가 쉽지 않은 상태인지라 퇴원 후에 먹는 것이 부실했었다...그런데...안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어느 박사님(누군지 자랑하고 싶은데 박사님한테 촐랑거렸다고 혼날까봐 밝히진 못하고...ㅎㅎ) 사모님께서 내가 그리 잘 못먹고 있다는 것을 아시고는 초저녁에 봄나물을 바리바리 만드시고 닭날개감자조림까지 곁들어서 아파트까지 가져오셨다.
사모님은 작년에 입원해 있을 때도 전복죽을 담아서 처음 먹어보는 나물을 가지가지 만드셔서 가져오셨었는데...오늘은 늦은 시간이었지만 사모님이 주신 봄나물 반찬들을 펼쳐놓고 뒤늦게 찰밥을 지어서 숨가프게 집어 먹으면서 저절로 음.음.음 소리를 내어가면 맛을 보았다.
사실은 회복될 때까지 일주일 정도는 건강식을 만들어서 도시락처럼 배달해 주는 곳에 배달해 달라고 부탁한 상황이었는데...눈물나도록 맛난 사모님의 손맛이 배인 봄나물에 갑자기 몸에 기운이 돋고 행복이 심장 가득 따뜻하게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사진의 제일 왼쪽 위가 냉이을 삶아서 무친것, 그 아래가 오이채나물, 가운데가 음...야생초를 비교적 많이 아는 나도 익숙치 않은 나물인데 어쩐지 가시오가피 새순으로 만든 나물 같다. 살짝 톡쏘는 맛이 난다. 그 아래가 세상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지나물, 그 아래에 있는 나물이 이름을 도무지 알 수 없는 알싸한 맛의 나물을 된장에 버무린 것, 그리고 제일 오른쪽 위는 꽈리고추찜...이것도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다. 그리고 가장 오른쪽에 있는 것이 닭날개감자조림...
난 지금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밥상을 앞에 두고 있다. 갑자기 몸이 다 나은 것 처럼 가벼워진다. 봄이 내 안에 한꺼번에 들어온 것 같다. 그렇게 이 가슴 따스한 봄기운으로 올 한 해는 단 한번도 앓지 않고 지났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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