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일요일 수업이 무리였을까...아니면 내 잘난척 만큼 몸이 회복이 안 되어서일까...너무 몸이 힘들면 의식 속의 무의식 세계인 잠마저 달아나는 것일까...새벽 내내 피부까지 앓다가 빛이 창문으로 들어올 쯤 아마도 지쳐서 잠들었나 보다. 느닺 없는 천둥소리에 깨어서 지금 있는 곳이 어딘지 마치 의식이 몸 밖을 나갔다 들어온 것처럼 방 안 풍경이 낯설었다. 4월 2일 오후 2시가 다 되어 봄빛을 흔드는 것 같은 낯설은 천둥소리에 깨었다.
비가 후두둑거리는가...일어나 습관처럼 물 한 잔 마시는데 머리속으로 들어오는 작고 여린 별꽃 무더기...어젯밤 작년에 습작하려고 두었던 '청계사에서' 를 꺼내어 마무리 하다가 발견한 아기별꽃, 쇠별꽃 무더기 사진을 꿈속에까지 가져가서 일까...어두침침한 방 안 공기 속에 별처럼 가슴으로 들어오는 별꽃...
너무 흔하디 흔해서 그냥 손짓만으로 스쳐가게 되는 봄기운에 실려야만 우리 눈에 띄는 작은 꽃...꽃잎이 10장처럼 보이지만 5개의 잎이 반쪽은 아래로 향하고, 반쪽은 위로 향해 번갈아 벌을 불러들여서 제 몸의 맨살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별꽃의 생애가 봄을 더 깊이 부르기 위한 것인지, 몸부림처럼 들리는 천둥소리에 의해 의식 밖으로 불려져 온다. 한 낮인데 별빛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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