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 -
섬백리향이 마침내 피었다.
어느 것으로든지
새롭게 무엇으로 다시 나거라 하고
비바람이
여기 아닌 강이나 바다에서
저보다 세찬 물결을 만난다면
깊은 그 속에 빠져들어
눈 감은 채로 있다가
돌아와 내 몸을 흔들 날을
오래 기다리기 위해
섬을 돌아나와 마침내 핀다.
이제 도시에서도
어느 동굴속에서도
섬백리향은 무작정 핀다.
내 심장속에서 핏속을 돌아나와
백리까지 너에게로 가서
꽃으로 결코 핀다.
내 소중한
목숨 같은 사람이여
내 귀한
꽃 같은 사람이여
당신 기다리며 혼절하는 사이에
어서 환하게 불 밝혀라 하면서
목숨꽃 같이
섬백리향이 흘러내린다.
(2012.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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