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야생화연작시 22. 섬백리향 / 강미

변산바람꽃 2012. 7. 16. 22:34

    야생화연작시 22. 섬백리향
    
                           - 강미 -
    섬백리향이 마침내 피었다.
    어느 것으로든지 
    새롭게 무엇으로 다시 나거라 하고 
    비바람이
    여기 아닌 강이나 바다에서 
    저보다 세찬 물결을 만난다면 
    깊은 그 속에 빠져들어 
    눈 감은 채로 있다가 
    돌아와 내 몸을 흔들 날을 
    오래 기다리기 위해
    섬을 돌아나와 마침내 핀다.
    이제 도시에서도 
    어느 동굴속에서도
    섬백리향은 무작정 핀다.
    내 심장속에서 핏속을 돌아나와
    백리까지 너에게로 가서
    꽃으로 결코 핀다.
    내 소중한 
    목숨 같은 사람이여
    내 귀한
    꽃 같은 사람이여
    당신 기다리며 혼절하는 사이에
    어서 환하게 불 밝혀라 하면서
    목숨꽃 같이 
    섬백리향이 흘러내린다. 
    (2012.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