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短想 - 흔들린다는 것은... 흔들린다는 것이 그리 슬픈 일만은 아닐 것이다. 몸을 서로 묶어놓고 한 쪽으로 같이 흔들어준다는 것... 여태 같이 흔들리며 살아왔는데 고개 돌리고 누워있지 말고, 바람 부는대로 비에 젖어 무거운데로 출렁출렁 같이 흔들리면 될 일...그렇게 어깨 부딪히며 발목 밟으며 살았어도 후두둑 뿌리 뽑히지 않았다. 그런 나무에 감 하나 비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오롯이 홀로 남았어도 그래서 홀로이면서 우주 전부이다.
일요일부터 누적된 몸이 피로가 기어이 며칠 가고 있다. 그 와중에도 해결해야 할 일들이 제 때에 해결을 위한 통로를 찾지 못해서 급체한 것 마냥 오물을 밷아내고 말았다. 여기저기 하루라는 시간과 공간에 내 인식의 나약함을 붉게 쏟아놓아 버렸다. 아, 얼마나 나는 허접한가...며칠동안 비어진 몸은 한 번 흔들리더니 인식의 헛 구멍을 보이게 하고, 시계의 초침 소리가 내일을 향해 공포스럽게 흘러가는 것이 보이게 하더니 어둠이 돌아와 누운 자리로 그에 터져버리고 말았다. 하루가 어둠 속으로 기어들어 올 때 흔들렸던 한 낮이 함께 들어와서 멀미를 한 것이다.
그래도 흔들린다는 것이 그리 슬픈 일만은 아닐 것이다. 홀로 비바람을 지나온 감 하나... 여전히 흔들리면서 우주를 떠받들고 있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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