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사진의 말에 주의하라. / 강미 --------------------------------------------------------------- 이 글에 수록한 사진은 경향신문에 '기도하는 모정' 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수능일에 시험장인 한 학교 앞 풍경이다. 자녀가 수능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루는 내내 사진 속 엄마는 추운 날씨에도 밖에서 저리 기도하고 있었으리라..는 것으로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은 생각할까? 보통의 사진기자들은 연속촬영으로 사진을 얻는다. 짧은 순간에 메시지에 걸맞은 사진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자는 몇 초간 이 사진의 앞뒤 영상도 얻었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사실을 담고 있다고 일반적으로 인식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진의 사실을 사실대로 보는 능력이 없을 수 있다. 왜냐면 보는 행위에서 눈은 어디까지나 뇌의 보조기구다. 그리고 우리의 뇌는 맥락이 없으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사진이 언어인 이상 사진은 진실만을 말하는 능력이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사진이 진실일 거라 굳게 믿기 때문에 오히려 사진은 과장되고 왜곡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가장 편리한 도구이기도 하다. 사진을 잘 활용하면 증명할 수 없는 메시지를 증명할 필요 없는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것이 영상의 가장 편리한 점이다. 그럼 사진은 무엇을 보여주는가? 사진은 진실이 아닐까라는 좋은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다. 진실을 좇는 자에게 사진은 가장 유용한 도구지만,동시에 진실을 위장하는 자들에게도 그렇다. 왜냐고? 이제 이 물음에 스스로 대답하기 위해 다시 사진을 보시라. 그리고 이 사진이 보여주는 것 외에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눈이 아닌 귀를 기울여 보시라. 사진도 말을 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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