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의 문학서재 §/◎ 칼럼 & 논술문

[논술 주제강의 1.] 이카루스의 날개

변산바람꽃 2009. 8. 5. 02:19

 

 

오늘은 이카루스의 날개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대단한 발명가인 다이달로스는 미궁 속의 괴물 미노타우루스를 제거한 테세우스에게

실타래를 이용해 탈출하는 방법을 알려준 죄로 아들과 함께 미궁의 꼭대기 감옥에 갇혔어.

다이달로스는 새의 깃털을 모아 큰 날개를 만들어 아들 이카루스에게도 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완성된 날개를 밀랍으로 몸에 붙이고 탈출을 감행했어.

 

그러나 이카루스는 하늘을 나는 것에 몰두해서 바다와 태양의 중간을 날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충고를 잊어버렸어. 태양을 향해 높이 오르다가 밀랍이 녹아 바다에 추락하여

죽고 만 것이지.


왜 논술 이야기에 이카루스의 날개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까?

 이카루스의 추락은 흔히 인간 욕망의 무모함을 경계하는 데 인용되지.

사람들이 작은 재주나 능력을 믿고 오만하게 굴거나 자만심 때문에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할 때 이카루스의 추락을 말하곤 했어.

 

그의 추락은 날개가 잘못된 탓이 아니라 통제되지 않은 과욕 때문이고,

이것은 기술적인 결함이라기보다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문제라는 것이지.


하지만 과연 이카루스의 추락이 절망적이기만 한 것일까?

오히려 이카루스는 인간이 이룰 수 없다고 포기한 비상의 꿈을 적극적으로 수행한 인물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결국 이카루스의 날개는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인간들의 꿈과 이상을

펼친 모습을 상징하는 것이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두 개씩 품고 있는 비상에의 갈망,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 현재와는 다른 경지에 도달하고 싶은 열정 그런 것들이

이카루스의 날개로 펼쳐진 것이 아닐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말이 있어. 날갯짓을 해 본 사람만이 추락도 할 수 있겠지.

많은 사람들이 ‘추락하는 것’만 보고 두려워하지만 사실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날개’일 거야.

 

한번 생각해 봐. 우리 몸에 있는 30조 개의 세포가 3년마다 새롭게 탈바꿈한다는 사실은

우리 존재 자체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롭게 도전하도록 규정지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거야.

 

살아있다는 것은 변화하는 것이고 살아있음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날갯짓이 아닐까.

태양을 향한 날갯짓, 서투르지만 서서히 날아가는 훤한 날갯짓.

이카루스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것이지.


어떠니? 이카루스가 무척 매력적이지 않니? 논술문을 작성할 때 가능하면 이카루스가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이카루스가 지닌 행위의 능동성과 다소의 무모함, 그리고 사고의 창의성 말이야.

추락이 무서워 자신만이 지닌 사고의 자유로움을 드러내지 못하고 경직되어버린다면

우린 영원히 비상의 꿈을 꿀 수 없는 거야. 비상하는 이카루스와 논술을 준비하는 우리가 차이가 있다면

우린 많은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니? 많은 연습을 통해 추락의 가능성을 줄일 수만 있다면

창의성이 단순한 무모함이 되지는 않을 거야.

 

배움을 위한 모든 행위가 그렇겠지만 최소한 논술을 준비할 때만이라도 우린 마음을 완전히 열 필요가 있어.

논술을 가르치는 가장 훌륭한 스승은 논술을 잘 쓸 수 있도록 글 쓰는 기교를 가르치는 논술지도교사가 아니야.

바로 너 자신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