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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나선 길
- 강 미 -
비 개인 오후 뒷산으로 산책나선 길 어디선가 새소리 들리고 어디선가 숨을 간질이는 바람소리에 올려다 본 하늘에 나무 가지 끝이 걸려있다. 푸르고 여리게 물오른 벚나무 가지 꼭대기에 너와 함께 했던 행복한 둥지 하나 보이고 나무둥치에는 서리서리 벌노랑이꽃 하염없이 해바라기 하는데
그래, 이승에서 너를 다시 만나 마음과 몸을 서로 만지며 우리는 영원히 같이 나누려고 했던 그 무엇이었는데 너는 내 목숨 여기까지라며 내 사랑 여기까지라며 눈길을 막는구나. 아, 어찌하여 너는 저 하늘에 걸린 구름 같을까. 저리 작은 노랑야생초 같은 것이냐... 아, 어찌하여 나는 벚나무 가지 사이로 스쳐가는 바람 같을까. 저리 여리고 푸른빛일 수 있느냐...
다시 억겁의 산을 내려오는 길에 산철쭉도 말없이 피어있고 칡꽃도 오롯이 쳐다보는데 어디선가 흰나비 날아와 그리움을 주섬주섬 줍는다.
(시계방향으로 - 칡꽃, 산사과꽃, 다래꽃, 땅비싸리꽃, 산딸나무꽃, 벌노랑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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