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코피를 쏟은 탓이다.
- 강미 -
아직
꽃 필 것이 있어서 안개비
저렇게 애잔하게 내리는데
마당만 어지럽혀 놓고
저 새
우는 소리로 새벽을 깨운다.
붉었던 꽃도 누워있고
푸른 잎도 쓰러진 자리
분주했던 여름 어느 날
生 같은
햇살이 어깨 툭 건드리자
저 나무,
내가 당신 사랑하는 몇 가지
이유를 꽃 지듯 쏟아내는 것은
해질 녘
내가 코피를 쏟은 탓이다.
아,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날마다
꽃 피우지 못한
저 나무 그래서 휘청거린다.
(2012.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