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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코피를 쏟은 탓이다. / 강미

변산바람꽃 2012. 7. 29. 18:28

내가 코피를 쏟은 탓이다. - 강미 - 아직 꽃 필 것이 있어서 안개비 저렇게 애잔하게 내리는데 마당만 어지럽혀 놓고 저 새 우는 소리로 새벽을 깨운다. 붉었던 꽃도 누워있고 푸른 잎도 쓰러진 자리 분주했던 여름 어느 날 生 같은 햇살이 어깨 툭 건드리자 저 나무, 내가 당신 사랑하는 몇 가지 이유를 꽃 지듯 쏟아내는 것은 해질 녘 내가 코피를 쏟은 탓이다. 아,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날마다 꽃 피우지 못한 저 나무 그래서 휘청거린다. (2012.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