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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연작시 26. 까마중 / 강미

변산바람꽃 2012. 8. 12. 08:23

    야생화연작시 26. 까마중
    
                           - 강미 -
    까마중
    여리게 뻗은 가지에서
    툭 떨어진 쪽빛 열매
    마침내
    하늘까지 담그는데
    나는 또
    그의 몸에 돋아난
    쪽빛에 눈이 멀어
    온 몸에
    흰 꽃이 돋아나겠지.
    이 땅에
    뿌리 내리고 사는
    풀 중에
    목숨 아닌 것 있을까.
    한 여름
    속절없이 즐기던 것들이
    뚝뚝 지고
    나는 또
    떨어진 까마중 흰 꽃잎을
    가슴에 품는데
    목숨이 다 쪽빛이다.
    (2012.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