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 강미 -
석류알 처럼 터져 보는 것도 괜찮겠다. 그래서 풍덩 던져 넣은 육신처럼 천천히 가라앉는 것도 괜찮겠다. 당신에게 완전히 몰입하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느리게 느리게 나를 흩뿌려 그리하여 어느 한 군데 비어있는 곳 없이 축축하게 당신을 적시는 것도 괜찮겠다. 손끝으로 만지면 물기 가득 묻어나오는 깊은 바다 속 전설처럼 그 속이 궁금해 반으로 갈라 보고도 싶어지겠다. 그러면 몇 백만 년 전부터 간직해온 생의 불씨가 허공으로 확 퍼지면서 어두컴컴한 나를 석류처럼 밝혀줄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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