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의 문학서재 §/◎ 詩 서재

석류 / 강미

변산바람꽃 2012. 8. 31. 01:04






       석류

 

                          - 강미 -

 

 

석류알 처럼 터져 보는 것도 괜찮겠다.

그래서 풍덩 던져 넣은 육신처럼

천천히 가라앉는 것도 괜찮겠다.

당신에게 완전히 몰입하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느리게 느리게

나를 흩뿌려

그리하여 어느 한 군데

비어있는 곳 없이 축축하게

당신을 적시는 것도 괜찮겠다.

손끝으로 만지면

물기 가득 묻어나오는

깊은 바다 속 전설처럼

그 속이 궁금해

반으로 갈라 보고도 싶어지겠다.

그러면 몇 백만 년 전부터 간직해온

생의 불씨가 허공으로 확 퍼지면서

어두컴컴한 나를

석류처럼 밝혀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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