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의 문학서재 §/◎ 강미의 斷想

페북 친구에게 남긴 글...

변산바람꽃 2011. 4. 27. 12:57

 

(1) 딸이 지금은 중학교 3학년이지만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 5월 17일 광주로 갈 때 처음 데려

갔었지요...옛 동지들과 그 해 그 날 있었던 지금은 마음자리만 남긴 옛 벗을 추억하며 처음 딸을

데리고 망월동에 갔었는데...그때 딸이 그러더군요...엄마 고향은 고창인데 왜 광주를 고향이라고 해? 라구...그래서 그랬지요...넓게는 전라도가 모두 내 고향이고 고창은 광주랑 1시간 거리여서

엄마의 아빠 형제들과 엄마의 친척들은 모두 광주에서 학교를 다녔단다. 엄마도 광주에서 학교

근무했고...그것을 떠나서 광주는 우리나라의 고향의 고향이란다...그렇게 빛과 같은 곳이지..

라구요...광주는 엄마세대가 가는 길을 올곧게 잘 찾아가라고 밝혀주는 빛이란다...라구요...

 

‎(2) 그렇게 4학년인 딸내미의 첫 광주 방문은 그날 밤 금남로에 몇 남지 않은 튀김쌈밥집에서 그

예전 내가 먹던 튀김쌈밥맛과는 변한 맛 속에서 엄마가 가진 회한 한 자락 슬쩍 딸에게 건네었지요...글은...詩는 이와 같습니다...손을 놓고 멀리 두고 볼 수도 그렇다고 변해버린 연인사이처럼 원망과 회한으로만 바라 볼 수도 그렇다고 불같은 사랑을 살아내는 현재의 연인 마냥 제 몸 태우며 끌어

안을 수도 그렇다고 잊혀진 과거의 그 어느 시점처럼 그리워만 할 수도...그럴 수도 저럴 수도 없지만 현재 지금 있는 자리에서 뒤돌아 볼 수 있는 공간과 시간 그 정도의 거리 그리고 현재 지금 있는

자리에서 올려다 볼 수 있는 그 공간과 시간의 높이 정도에 詩를 두어 봄이 어떨지...

 

‎(3) 새벽으로 가는 시간에 새로 사귄 친구에게 이제는 내가 딸하고 나눌 수 있었던 고향 추억 하나

남기네요. 언제 몇 남지 않은 금남로 기독회관 옆 골목의 튀김쌈밥짐이나 찾아가 봅시다...

혹시 아는가...그 집 낡은 탁자 위에 언제가 내가 남기고 온 낙서 한 줄 찾을 지...

그때는 함께 기뻐해 주시길...내 낡은 기억 한 자락 詩語처럼 파닥이며 살아있었다는 것을...~^^